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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번 창업’ 배현민 교수 “투자 전문가 모셔 교내창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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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15 09: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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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5번 창업’ 배현민 교수 “투자 전문가 모셔 교내창업 지원”|동아일보 (donga.com)


KAIST 창업원장에 임명
“교수-학생들엔 어려운 마케팅 등 프로그램화해 가져다 쓰게 할 것”

대전 유성구 KAIST 창업원에서 만난 배현민 신임 창업원장은 “연쇄 창업의 경험을 살려 교수와 학생들의 기술을 사업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대전 유성구 KAIST 창업원에서 만난 배현민 신임 창업원장은 “연쇄 창업의 경험을 살려 교수와 학생들의 기술을 사업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미국 실리콘밸리와 한국에서 무려 5개의 스타트업을 연쇄 창업한 ‘스타 교수’가 최근 KAIST 신임 창업원장이 됐다. 이광형 KAIST 총장이 “일기 쓰듯 창업을 쉽게 잘하셔서 놀랍다”는 배현민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51)다.

13일 대전 유성구 KAIST 창업원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한 배 신임 원장은 “현재 교수창업이나 학생창업은 개인의 역량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며 “뛰어난 기술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창업 기업의 투자 유치와 사업적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 원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전기 및 컴퓨터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09년부터 KAIST 교수로 일해 왔다. 박사 과정이던 2001년 자신의 학위 논문주제를 기술 사업화해 초당 10기가비트 속도의 통신용 MLSE 수신기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인터심볼’이란 회사를 만든 게 첫 창업이었다.

두 번째 창업부터는 KAIST 교수로 일하면서 했다. 2010년 테라스퀘어는 세계 최초로 1W 이하의 전력 소모를 갖는 100기가비트 반도체를 상용화했다. 2013년 오비이랩(실시간 휴대용 고해상도 근적외선 뇌 영상장치), 2016년 포인트투테크놀로지(구리선과 광케이블을 대체하는 3세대 최첨단 케이블 세계 최초 개발), 2021년 배럴아이(정량적 초음파 진단장비) 등 지금까지 이뤄진 5개의 창업은 모두 연구개발에 기반한 딥테크(첨단기술) 창업이었다.

배 원장은 “창업을 하고 나서야 내가 개발한 기술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를 명확히 알게 됐다”며 “기술은 논문이나 연구실에 갇혀 있으면 안 되고 활발하게 상용화돼 인간의 삶을 도와야 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연쇄 창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KAIST 홀딩스, KAIST 기술가치창출원, KAIST 창업원이 트로이카를 구축해 창업 초기부터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자신의 연구 분야만 파고드느라 금융과 마케팅 등에 약한 교수들을 돕기 위해 국내 투자은행(IB) 업계 전문가들을 KAIST 겸임교수로 ‘모셔’ 학교 측의 기술을 자본시장과 잇겠다는 계획이다. 지역 혁신을 위한 창업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한다.

“대기업은 여러 사업부서가 있고 이들을 총괄해 돕는 마케팅 재무 홍보 조직이 있다. 논문과 연구에만 매달리던 교수와 학생들이 다루기 어려운 업무 영역을 ‘레고 블록’처럼 프로그램화해서 원하는 기능을 가져다 쓸 수 있도록 만들겠다.”

배 원장은 “요즘 KAIST에는 창업을 장려하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다”며 “무조건 대기업 입사를 희망하던 예전과 달리 창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기업들은 스타트업에 좋은 기술이 있으면 찾아가 일사천리로 투자를 진행하는 데 비해 국내 기업은 투자와 인수합병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것 같다”며 “기술패권 시대에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야말로 기술인재를 확보하는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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